왜 우리 팀의 OKR은 작동하지 않는가

구글의 사례로 살펴본 바람직한 OKR 문화
May 09, 2024
왜 우리 팀의 OKR은 작동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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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문화 속 목표 관리는 팀과 전체 조직, 그리고 기업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핵심 요소입니다. 목표를 관리하는 여러 방법론 중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의 현재에 대해 기술해 보고자 합니다. 이미 많이 아시다시피, OKR은 조직이나 팀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결과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관리 도구죠. 먼저 OKR의 정의와 의미, 그 목적부터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OKR의 정의와 목적

OKR은 '목표(Objectives)와 핵심 결과(Key Results)'의 약자로, 조직의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결과들을 정의하는 관리 도구입니다. 이 방법론은 1970년대 인텔에서 앤디 그로브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고, 후에 구글을 비롯한 많은 IT 회사들이 이를 채택하면서 크게 성장했죠.
목표(Objectives)는 도달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으로, 비전이나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들을 포함합니다. 이 목표들은 주로 질적으로 설정되는 반면, 핵심 결과(Key Results)는 그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을 어떻게 측정할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로 양적으로 설정됩니다.
OKR의 가장 큰 의의는 전체 조직의 목표가 명확해지고, 각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모든 팀원이 같은 방향을 향해 노력하게 되며, 조직의 에너지를 한곳으로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OKR은 진행 과정에서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함으로써 지속적인 개선과 학습을 촉진합니다. OKR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때,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죠.
  1. 투명성 : 모든 팀원이 조직의 목표와 그들의 기여도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1. 동기 부여 :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는 팀원들에게 더 높은 성취 동기를 제공합니다.
  1. 팀워크 강화 : 조직 내 여러 팀 간의 목표를 조정하여 더욱 효과적인 협력이 가능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OKR의 기본적인 정보와 효과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부터 출발한 OKR의 효과로 인해 2019년 우리나라에 OKR이 처음 소개된 바 있습니다. 초기에 스타트업들 위주로 채택하여 조직의 목표를 OKR로 관리하기 시작한 이례로 약 5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스타트업에서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OKR을 도입하고 활용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OKR을 통한 효과는 어땠을까요? 원론적인 결과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OKR을 통해 가파른 성장을 일군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부 기업은 OKR에서 다시 MBO 방식의 KPI로 회귀하거나, OKR의 일부 요소만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도전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한 핵심결과를 빠르게 산출하는 OKR 방식을 과연 우리는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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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느끼는 OKR 방식의 어려움

OKR을 현업에 적용하고 실행하면서 조직과 팀의 리더들, 그리고 실무진들로부터 비롯되는 OKR 실패 경험은 크게 세 가지로 수렴하곤 합니다. 이 세 가지 어려움 중, 먼저 바람직한 OKR 작성 방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죠.
  • OKR 작성 시의 Objective와 Key Result 수립의 어려움
  • OKR이 단순 평가와 성과의 근거로 활용되는 문제
  • 일상 업무와 목표와의 간극

바람직한 OKR 작성 방식

먼저 OKR 방식의 Objective 작성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OKR을 도입하고 처음 맞는 어려움은 OKR을 작성하는 데 있습니다. 물론, OKR은 개념적으로는 생각하면 간단해보입니다. Objective와 Key Results에 대한 개념만 잘 이해하고 작성하면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앞서 언급한 OKR의 목적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선 효과적인 OKR 작성이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조직 내에서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죠. 리더들은 팀원들이 작성해온 OKR이 마음에 들지 않고, 반대로 팀원들은 리더가 세운 OKR에 크게 동기부여되지 않습니다.
먼저, 효과적인 목표 설정을 위해 자문해 봐야 하는 질문을 살펴보죠.
  • 우리 회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 기간에 도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구성원들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싶어 하는가?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Objective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팀 리더나 관리자 입장에서 좋은 목표는 매출액, 혹은 특정 지표일 확률이 큽니다. 그러나, 이 질문들을 기준으로 보면 목표 자체를 기간 별 매출액이나 숫자로 설정하는 방식은 좋은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대부분 구성원들은 매출액보다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개인과 팀 모두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고, 또 의미의 달성을 위해 각자의 업무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될 때 더 큰 동기부여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2030 여성들에게 특정 키워드로 인식되는 브랜드‘와 같은 사례가 오히려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더 좋은 목표가 될 수 있겠죠.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건, 조직의 리더와 실무진 간의 끊임없는 소통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이 이 과정을 비효율적이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발생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Objectives에 따른 정량적 Key Result를 수립하는 단계부터 난관은 거세집니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Key Result를 도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이번에는 Key Result 작성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구체적 수치는 무엇인가? (수익, 이용량, 고객 만족도, 질적 지표 등)
  • Key Results들이 다 달성되면 Objective가 달성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앞서 언급한 Objective와 마찬가지로,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Key Results가 됩니다. Key Results는 그 기능으로만 한정했을 때 사실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채택하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와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정량적인 지표 위주인 KPI와는 달리 Key Results는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적인 지표와 함께 정성적인 지표 또한 설정이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조직 구성원들의 참여도’와 같은 정성적인 항목들도 Key Results로 설정할 수도 있죠. 다만, Key Results가 다 달성되었을 때, Objective가 달성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중요합니다. 개별 Key Results를 달성해도 성과 목표인 Objective가 달성되지 않는 경우, 좋은 Key result가 아닐 뿐더러, 이를 통해 인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점 또한 주의해야 합니다.
이 외에, OKR이 단순 평가와 성과의 근거로 활용되는 문제와 일상 업무와 목표와의 간극은 성공적으로 OKR을 안착시키며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한 구글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구글의 OKR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국내 기업에서 벗어나, OKR이 가장 이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성장한 구글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OKR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구글에선 이 방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구글에서 OKR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을 꼽는다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요소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집중(Focus): 가장 중요한 업무에 구성원의 역량을 집중시킵니다.
  • 정렬(Alignment): 조직 전반의 모든 구성원을 공동의 목표로 유기적으로 연결합니다.
  • 기여(Commitment): OKR 달성을 위한 참여와 기여가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 추적(Tracking): 진척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할 때 조정합니다.
  • 확장(Stretching): 평범한 성과를 넘어 탁월한 결과를 추구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결국 OKR이 단순한 관리 도구를 넘어, 조직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주요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향점을 의미합니다. OKR을 도입했음에도 실패한 대부분의 기업들에선, 단순히 OKR만에 한정해서 도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구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OKR은 단순한 목표 관리 수단을 넘어 조직의 문화를 포괄하는 의미로 확장되기 때문에 OKR에 앞서 OKR이 기능할 수 있는 문화를 저변에 깔아야 하죠. 그렇다면 이 다섯 가지 요소를 팀과 조직 내에 정착시키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이점에서 구글에서 발표한, Set goals with OKR는 바람직한 OKR 문화를 위한 몇 가지 특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OKR을 도입한 기업들에서 눈여겨 볼 만한 원칙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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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표를 세울 땐, 도전적이면서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글에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목표를 설정할 때,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기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이죠. 또한,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올해 조직 전체의 전략을 기반으로, 해당 전략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우리 조직 혹은 팀에서 수행해야 할 ‘목표’에 대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각자 맡은 직무 및 소속된 팀에 대한 이해와 성과가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2. Key result는 측정 가능해야 하며, 등급에 따라 숫자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등급’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입니다. 구글이 말하는 등급은 ‘소통’의 도구로 활용됩니다. 구글에서 이야기하는 Key Result 상에서의 등급은 ‘상담 필요’, ‘도움 요청’ 과 같은 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목표달성의 활동들을 묘사하는 형태로 활용하게 되는 것이죠. 이에 반해 국내 기업에서 등급은 그 단어 자체로서 ‘평가’나 ‘판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데 조금 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3. OKR에서 설정한 모든 것들은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어야 합니다.

구글에선 팀이나 전체 조직 내에서 설정한 OKR에 대해 누구든 그 과정이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동료 혹은 리더와 매니저 간에 상시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일정 수준의 신뢰가 구축되어 있음을 기본 전제로 하며, 그러한 신뢰를 만드는 배경은 구성원 개인이 가지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입니다. 이러한 기반에선 피드백 역시 불편한 것이 아닌,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4. OKR에서 설정한 목표의 70%만 달성해도 충분해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제 1원칙에 따라 목표를 도전적으로 잡았다면, 60% ~ 70% 수준을 달성하는 것 만으로도 팀과 조직 모두에게 충분한 성취가 돌아오게 됩니다. 반대로 100% 수준으로 달성했다고 하면, 제 1원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5. 낮은 등급은 다음 OKR을 설정하기 위한 자료로만 활용되어야 합니다.

각 Objective마다 성취 단계에 따른 등급을 설정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직무마다 해당 직무에서 중요한 직무 정보들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등급은 성과와 보상, 판단의 지표로 활용해서는 안됩니다.

6. OKR은 직원 평가의 도구와 전혀 무관해야 합니다.

OKR은 임직원에 대한 평가의 수단이 되어선 안됩니다. OKR가 판단과 보상의 근거로 사용되는 순간 OKR과 관련된 원칙들은 모두 기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전적인 목표보단 달성 가능한 정도의 목표를 수립할 수밖에 없을테고, 이와 동시에 이와 관련된 모든 업무들 역시 조직의 목표보단 개인의 목표 위주로 설정되기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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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목표 관리 수단을 넘어 기업과 팀의 문화로의 정착

결국 OKR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인 Objectives는 조직과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직의 Objectives는 개인의 Objectives 설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조직의 목표가 설정되면, 개인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할 지가 자연스럽게 수립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개인의 목표설정은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목표와 자연스럽게 호응하게 됩니다. 내가 할 일을 명확하게 안다면, 그것이 바로 조직의 목표가 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미션 - 비전 - 전략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어야 하며, 전사 차원에서 수상시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 Objective는 기업과 팀에서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종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는 통해 지나치게 장기적이거나 추상적인 목표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바람직한 OKR에서 도전적인 목표설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크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조직의 목표는 ‘장기적’일 수 밖에 없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내야 하기기 때문입니다. 다소 추상적일 수 있고, 정량적 측정이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이를 어떻게 보완하고 구체적으로 가시화할지, 팀과 조직 내에서 활발한 담론을 나눠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야말로 OKR을 목표 관리 수단을 넘어 문화로써 받아야들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속한 팀과 조직에선 어떤 목표 관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신가요? OKR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그것을 잘 준수하며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OKR이 기능하지 않는 이유는 각 조직에 따라 천차만별인 반면 그것이 잘 작동하는 경우, 이유는 단 하나로 수렴합니다. OKR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죠. 때문에 OKR 방식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잘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면 OKR 방식 자체에서 원인을 찾기보다 그것을 실행하는 조직 전반의 문화를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몇 가지 질문들을 팀 내에서 함께 나눠보면서 자유롭게 토론해 본다면, 각자의 상황에 맞는 더 개선된 방식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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